<주차장 교통사고도 형사처벌대상일까?>
주차장 교통사고도 형사처벌 대상일까? 당연히 뭔가 처벌될 것 같은데 그동안에는 처벌조항이 없엇다.
왜냐하면, 도로교통법은 ‘도로’에 적용되는 법률인데 ‘도로’란 일반 공용이 통하는 길이라는 법률적 정의가 있고, 주차장은 일반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이 아니니 ‘도로’가 아니다. ‘도로’가 아니니 도로교통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형법이 적용되어야 할텐데, 해당 조항은 손괴죄에 해당될 것이다. 그런데 형법상 손괴죄는 과실범 처벌조항이 없다. 즉, 과실손괴죄 처벌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죄형법정주의상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런 불합리를 해결하고자 2017년에 형사처벌조항이 신설되었다. 이제는 과실로 주차장에서 다른 차에 부딪힌 후 도망가면 형사처벌된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가면, 특가법상 도주차량죄,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도로가 아닌 주차장의 사고라도 몰래 도망가면 최근(2017년)에 형사처벌조항이 생겼다.
<사람을 다치게 하고 도망가면 ‘도주차량’죄다. 그러니 얼른 합의하자>
자동차로 사람을 다치게 하고 도망가면 도주차량죄로 처벌된다. 1년이상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사망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한다.
중요한 것은 ‘다치게 하고’ 도망가야 한다. 어디까지가 다친 것인가. 실무상은 진단서가 있느냐 없느냐로 나뉜다. 거의 다치지 않은 것 같은데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면 검사나 판사도 다치지 않은 것이라고 판결문에 쓰기 어렵다. 반대로, 다칠만큼 넘어졌고, 진단서를 떼면 충분히 받을 것 같은데 피해자가 괜찮다고 다치지 않았다고 하면 다쳤다고, 상해가 있다고 판결문에 쓰기 어렵다.
그러니,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피해자와 합의한다면 뺑소니로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 벌금도 내야하고 변호사도 선임해야하고 하니 충분히 합의금을 주더라도 피해자가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경제적인 관점으로도 크게 유리한 대응이다. 물론 진단서가 없다하더라고 객관적으로 크게 다쳤다면 상해는 인정될 것이다.
도망해야 하니, 고의여야 한다. 사고난지 전혀 몰랐다면 ‘도망’이 아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부인한다고 해서 고의가 없는 것이 되진 않는다. 피해자 진술, 목격자, 사고 후 정황 등을 고려하여 미필적 공의가 인정되는 경우도 많다.
<물건을 부수고 도망가면 ‘사고후미조치’다. 그러니 얼른 합의하자>
보통 교통사고 내고 도망가면 ‘뺑소니’라고 외치지만, 물건만 부수고 도망가면 ‘도주차량’죄에 해당되지 않는다. 특가법의 처벌받지 않으며, 도로교통법위반의 문제만 남는다.사람은 다치지 않았지만, 다른 자동차를 부수고 도망가면 사고후미조치죄가 된다.
5년이하의 징역 똔느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한다.
합의할 때 상대방의 피해액을 생각하고 합의를 결렬시켜서는 안 된다. 합의가 결렬되었을 때, 자신의 손해배상액, 벌금액수, 변호사선임비용, 수사 및 재판절차의 고통 등 결렬되었을 때의 비용보다 10원이라도 저렴하면 그 액수로 합의하는 것이 이익이다.
<주차장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가면 형사처벌 되는가>
주차되어 있던 차를 손괴하였다면 피해자에게 인적사항항(성명ㆍ전화번호ㆍ주소 등을 말한다.)을 제공해야 한다. 제공하지 않고 그대로 도망가면 20만원 이내 벌금, 구류, 과태료로 처벌대상이 됩니다.(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0호, 제54조 제2호)
그동안에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었다. 주차장 손괴를 타인의 물건을 부순 것이니 다른 물건과 같이 민사적인 문제로만 해결했었다. 그런데 물건과 달리 자동차는 위험성이 크고, 그대로 도망가면 찾기 어렵기도 해서 형사처벌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실제로 손괴죄는 고의범만 처벌한다. ‘과실손괴죄’는 없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가면 안 된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가면 안 된다. 무엇보다 도망가기 어렵다. 모든 차량에 블랙박스가 달려 있고, 도로마다 방범카메라, 과속카메라가 달려 있다. 근처에 지나는 차량을 확인하고 블랙박스를 협조받을 수도 있다. 모두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니 이동시간, 이동경로로 저절로 확인된다.
사고차량이 무엇인지? 운전자가 누구인가? 이동경로, 이동시간은 어떻게 되는지 모두 아귀를 맞춰 거짓으로 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도망갈까. 도망간 다음에 안절부절하지 못할 줄 뻔히 알면서 말이다. 인간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다. 교통사고 경험 많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교통사고가 나면 덜컥 겁이 난다. 형사처벌, 징계처벌, 직장생활, 가정 모든 것이 생각난다. 내가 잃을 게 너무나 명확하다. 그런데 잡히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잡히면 어마어마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값으로 계산하면 분명히 손해인데도 희망섞인 관측으로 일단 도망간다.
도망가다 10분쯤 후에 생각해보니 큰 일이 났다. 뺑소니를 한 것이니까. 이제 돌아갈 수도 없다. 10분 점으로 시간을 돌리고 싶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래서 더 멀리 도망하게 된다.
자수하면 절반으로 감경받을 수 있지만, 뺑소니를 하고도 가중된 처벌이 무서워 또 자수마저 하지 못한다. 도망쳐서 다친 사람의 상처가 더 악화되거나 심지어는 죽었을 수도 있고, 단순히 부수고 도망온 것 때문에 다른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교통사고가 났으면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엎진러진 물을 다시 담을 방법은 없다. 엔트로피 법칙이라지 않은가. 교통사고가 나면 순리대로 처리하고, 되도록이면 피해자와 합의해서 형사처벌까지 가지 않도록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미 도망가버렸다면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겠다. 상황이 심각해준 후에 변호사 찾아가봐야 변호사도 별 재주가 없다. 그러니 초기에 도움을 받자.
보험회사에서 말하는 교통사고는 ‘민사’적인 문제다. 죄가 있느냐 없느냐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고의 과실의 문제도 형사재판의 고의과실과는 전혀 다르고, 입증의 정도도 전혀 다르다. 따라서 보험회사 사고문서에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었다고 해도 형사재판에서는 과실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과실이 있어도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법률에 해당 과실을 처벌한다는 명시적인 법조항이 있어야만 한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하다 증거인멸, 범인도피 등 다른 범죄로 처벌되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위증죄로 처벌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요즘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너무나 많은 CCTV가 있음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옛날에나 운전자 바꿔처기, 합의해서 말 맞추고 신호 위반안했다고 우기는 것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CCTV보고 근처에 지나가는 차량을 확보한 후에 그 CCTV보면 진실을 밝혀내기가 너무나 쉬운 사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