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의 유래
줍줍이란 줍고 남은 것을 줍는다는 말입니다. 원래 없던 말인데요. 2017년만 해도 없었다. 당시에는 ‘선착순 분양’, ‘3순위 청약’ 이런 말을 썼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줍줍이란 말이 돌기 시작했다.
줍줍은 ‘줍고 남은 걸 줍는다’로 이해된다. 먼저 청약이 있다. 1순위 당첨자, 2순위 당첨자가 있다. 둘 다 정상 당첨자다. 1순위, 2순위 모두 거졌지만 완판이 되지 않으면 드디어 줍는 시간이에요. 1차 줍는 권리는 ‘예비당첨자’에요. 예비당첨자도 다 주워가지 않으면 줍고 남는 것을 줍는 ‘줍줍’의 시간입니다.
줍줍은 무순위 청약이라고도 하지만, 청약이 아니라 선착순으로 모델하우스 앞에서 추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비당첨자도 계약하지 않았다면 고분양가이거나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다는 얘기인데요. 그래서 실거주자들은 선뜻 아파트 사기 주저하게 되지요. 이때 다주택자나 투자자들은 부동산은 결국 상승하고, 공사비도 올라 분양가도 상승할 거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지요. 그래서 과감하게 줍줍에 도전하게 됩니다.
줍줍 방법
본래 줍줍은 모델하우스 앞에서 줄을 서게 해서 계약하게 합니다. 아니면 건설사 홈페이지에서 무순위 공고를 하게 하여 추첨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상승기에 줍줍마저도 로또가 되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시민들과 언론에서 줍줍도 투명하게 해야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했지요.
청약홈에 무순위 청약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때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예전의 무순위는 아무런 제한이 없었지만, 요즘은 재당첨 제한, 실거주 의무 같은 것이 있을 있으므로 분양공고를 잘 봐야 합니다.
건설사가 선착순 줍줍을 선호하는 이유
모델하우스에스 인터넷 보다 선착순 줄서기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몇 가구 나오지 않았는데 인터넷 시스템을 운영하면 서버가 다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줍줍은 자격이나 청약증거금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별 고민없이 일단 넣어봅니다. 그러니 줍줍에 당첨되어도 계약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줍줍 예비당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결국 다시 줍줍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착순 줄서기의 경우는 얘기가 다릅니다. 내가 계약안하면 뒤에서 계약할 사람들이 줄 서 있습니다. 그러니 왠지 안 하면 손해같습니다. 분양받으러 현장까지 와서 하루종일 서 있는 사람들이라면 실제로 계약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선착순 줄이 미계약 아파트보다 길다면 대부분 무순위 현상에서 완판하게 됩니다.
줍줍 추첨
어떤 현장은 선착순으로 분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줄서기가 곧 돈인데요. 아르바이트를 써서 줄서기를 시키기도 합니다. 줍줍 줄서기죠. 아니면 줄을 선 다음에 줄을 선 자리를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줄P’라고 합니다. 줄 서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고 번호표를 사는 것입니다. 줄피를 사더라도 분양권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모델 하우스 앞에서 줍줍 줄서기해본 적이 있습니다. 줄을 서면 표를 하나씩 나눠줍니다. 표를 받으면 그것으로 줍줍된 것이 아닙니다. 줍줍하러 온 사람만큼 표를 나눠주고 그 번호만큼 추첨통에 넣습니다. 그리고 추첨합니다.
추첨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첨이 빨리 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추첨된 순서로 계약하는데요. 로얄동 로얄층, 이른바 RR 계약하려면 먼저 계약해야하거든요. 나중에 계약하게 되면 1층이나, 뷰가 좋지 않거나, 비선호 타입만 남아 있게 됩니다. 그것만 해도 몇 천만원 차이가 나게 되죠.
줍줍 추첨의 현장은 정말 시장통이 따로 없습니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죠. 한쪽에서는 추첨을 부르는데 내 번호를 못 들어면 그냥 넘어가버리거든요. 당첨하는 사람의 환호, 떨어진 사람의 한숨, 뒤어 서서 안들린다는 사람의 고함이 섞여 그런 난장이 없습니다. 추첨은 계속되니 화장실에 갈 수도 없고, 밥을 먹으러 갈 수도 없습니다. 모두 쫄쫄 굶은 상태로 화장실을 참으며 추첨번호소를 숨죽여 듣습니다.
뭔가 장난을 치는지 추첨표를 여러장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당첨된 표를 나눠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거 보면 달랑 한 장 들고 기약없이 기다리는 나 자신이 허탈해보이기도 합니다.
줍줍 동호수 추첨
추첨이 되면 모델하우스로 들어갑니다. 들어가기전까지 몇 개가 미분양인지, 괜찮은 층이 남아 있는지 전혀 모릅니다. 추첨이 되서 들어가봐야 알 수 있습니다. 들어가보면 벌써 로얄층, 로얄동은 다 계약된 상태입니다. 건설사에서 좋은 것은 미리 빼 놓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무순위 청약을 무주택자로 운영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으로 당첨자를 정하기도 합니다. 이 때에도 동호수는 현장에 가서 잔여 호실을 고르게 됩니다. 맞통풍이 가능한 A타입과 타워형인 B타입이 있는데요. A타입은 별로 없고, 타워형인 B타입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줍줍 계약 및 중도금 대출
줍줍도 일반계약자와 마찬가지로 계약금을 내고 중도금 대출을 합니다. 다만, 당일 갑자기 계약하는 것이라서 일반 계약자와 달리 중도금을 나눠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당일에는 천만원, 1달 내에 나머지 계약금 납부하는 방식으로 많이 합니다. 오랜동안 완판되지 않는 경우는 계약금을 10%에서 5%로 감해주기도 합니다.
중도금 대출은 기존계약자와 동일합니다. 다만, 오랜동안 완판되지 못한 미분양현장은 줍줍 계약자에 한하여 계약금 5%, 중도금 전액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료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줍줍 분양권 전매
줍줍에 도전하는 사람은 실거주자가 아니라 입주전에 분양권을 전매하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분양권은 보유에 세금 등 전혀 비용이 들지 않고, 세입자 관리의 필요도 없고, 입주전 매도하기 때문에 취득세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중도금마저 무이자인 경우에는 계약금 10%만 있으면 큰 차익을 볼 수 있는 투자상품입니다.
떳다방 같은 잠정업체에서 거래하고, 등기부가 없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매도하거나, 매수하여야 합니다.
가계약을 하고 본계약을 합니다.
가계약은 분양권 매수자와 매도자가 거래 조건을 협의하고, 계약금의 일부를 송금하는 단계입니다. 이때 분양 계약서, 옵션 계약서, 신분증, 프리미엄, 본계약일, 잔금일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기록해두어야 합니다. 또한 손피(매도인이 실제로 손에 쥐는 프리미엄 금액)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담도 매수자가 부담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손피 금액과 양도소득세율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본계약은 분양권 매수자와 매도자가 계약서를 작성하고, 잔금을 송금하는 단계입니다. 이때 분양권의 전매 제한 여부와 전매 가능 횟수를 확인하고, 전매 제한이 해제된 경우에만 거래가 가능합니다. 전매 제한은 청약 과열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수도권과 광역시 민간택지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은 3년간 적용됩니다.
실거래 신고입니다. 분양권 매수자가 거래 내역을 국세청에 신고하는 단계입니다. 이때 실거래 신고서, 분양 계약서, 옵션 계약서, 신분증, 소득세 과세표준 신고서, 소득세 납부확인서 등의 서류가 필요합니다. 실거래 신고는 거래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해야 하며, 미신고시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중도금 대출 승계입니다. 분양권 매수자가 매도자의 중도금 대출을 승계하는 단계입니다. 이때 매도자의 대출 은행과 매수자의 대출 은행이 동일해야 하며, 매수자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 한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도금 대출 승계는 거래일로부터 90일 이내에 해야 하며, 미승계시 계약이 해제될 수 있습니다.
권리 의무 승계(명의 변경)입니다. 분양권 매수자가 매도자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는 단계입니다. 이때 분양권 승계 신청서, 분양 계약서, 옵션 계약서, 신분증, 실거래 신고서, 중도금 대출 승계 확인서 등의 서류가 필요합니다. 권리 의무 승계는 거래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해야 하며, 미승계시 계약이 해제될 수 있습니다.
줍줍 다운거래
줍줍 다운거래란 미분양된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실제 거래가액보다 줄여서 매매금액을 신고하는 것을 말합니다.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다운거래를 체결한 것이 적발되면 과태료와 가산세가 부과될 뿐만 아니라 비과세 혜택도 박탈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좋을 때야 매수인이 신고할 이유가 없지만, 시장이 차가워지면 매수인이 매도인을 신고할 수 있습니다. 다운거래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파트 할인분양
아파트 할인분양이란 미분양된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미분양 아파트는 건설사의 재고로 남아있기 때문에 자금 회수를 위해 할인 분양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할인 분양의 혜택은 단지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계약금, 중도금, 발코니 확장비 등을 할인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합니다. 할인 분양의 단점은 기존 계약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합니다.
줍줍으로도 분양실패 : 미분양 아파트
미분양아파트란 줍줍으로도 분양이 완료되지 않고 남아있는 아파트를 말합니다. 미분양아파트야 말로 악성 미분양입니다. 준공이 다가오면 줍줍의 장점도 사라집니다. 준공이 다가왔으니 등기를 해야하고, 취득세도 내야하고, 세입자도 관리해야합니다. 세입자가 들어오면 2년이나 4년동안 매도가 어려워집니다. 등기를 하게 되면 1주택자의 경우 다주택자로 바뀌게 되어 기존 보유주택의 세금혜택도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무주택자가 계약해야 하는데, 입주가 임박해서도 미분양되었다는 것은 근처 아파트보다 훨씬 비싸다는 얘기이므로 무주택자는 근처의 기축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을 선택할 것입니다.